
[뉴스추적=황규문기자] 보령시의 공영주차장 조성을 위한 토지 매입 과정에서 직전 매입가격과 보상액 사이에 3억 2천만 원의 차이가 확인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개인이 소유권을 취득한 뒤 86일 만에 보령시로 소유권이 이전된 사례로, 직전 매입가격은 7억 7천만 원, 시가 지급한 보상액은 10억 9천만 원이다. 보상액은 직전 매입가격보다 약 41.6% 높다.
이 수치만으로 불법 거래나 부당 보상을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가격 차이가 발생했다는 사실과 그 차이가 합리적으로 설명됐는지는 전혀 다른 문제다. 바로 이 지점에서 보령시의 검증 책임을 확인해야 한다.
토지의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일반적인 설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해당 토지의 거래 시점과 보상 시점 사이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감정평가에는 어떤 기준이 적용됐는지, 직전 거래가격과 보상가격의 차이를 설명하는 구체적인 자료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3억 2천만 원 차이, 감정평가를 거쳤다는 설명만으로 끝낼 수 없다.
보령시가 해당 토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감정평가를 실시했다면, 이제 확인할 것은 절차의 존재 여부만이 아니다. 평가 시점, 평가 대상 토지의 상태, 적용된 평가 기준, 비교 사례 및 보상액 산정 근거가 무엇인지가 핵심이다.
감정평가는 토지 가치를 산정하는 절차다. 하지만 감정평가를 거쳤다는 사실만으로 직전 거래와 보상 사이의 가격 차이가 자동으로 설명되는 것은 아니다. 평가 결과가 적정했는지, 그 결과가 실제 보상액에 어떻게 반영됐는지는 별도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보령시가 해당 가격을 적정하다고 판단했다면 그 판단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제시하면 된다. 반대로 그 차이를 설명할 자료가 충분하지 않다면, 추가 검증이 필요한 이유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시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행정에서 가격의 적정성은 설명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객관적인 자료로 검증돼야 하는 문제다.
한 곳에서 확인된 차이, 나머지 토지는 검증의 예외인가.

강정모 보령시의원이 제기한 문제는 단일 토지의 가격 차이에만 머물지 않는다. 확인 대상이 한 곳에 그쳤다면 나머지 토지의 거래 이력과 보상가격은 어떤 기준으로 검토했는지, 동일한 검증 절차가 전체 사업에 적용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물론 한 곳의 사례를 근거로 다른 토지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 그러나 반대로 나머지 토지에 문제가 없다고 단정할 근거도 현재 제시된 사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필요한 것은 추측이 아니라 전수 점검이다. 공영주차장 조성을 위해 취득한 전체 토지를 대상으로 직전 거래가격, 소유권 변동 시점, 보상가격, 감정평가 근거와 부지 선정 사유를 대조해야 한다. 가격 차이가 상당한 토지는 그 원인을 개별적으로 확인하고, 검토 결과를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이러한 점검을 실시하지 않았다면 왜 실시하지 않았는지, 실시했다면 어떤 자료와 기준으로 적정성을 판단했는지 설명해야 한다.
행정의 책임은 절차를 거쳤다는 사실이 아니라 결과를 설명하는 데 있다.
토지 취득·보상은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행정행위다. 사업에 필요한 토지를 확보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그 부지를 왜 선택했는지, 그 시점에 취득한 이유는 무엇인지, 보상가격이 어떻게 산정됐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체계다.
이번 사례가 제기하는 핵심 질문은 세 가지다.
▲ 해당 토지는 어떤 기준과 비교 검토를 거쳐 선정됐는가.
▲ 직전 거래가격과 보상가격 사이의 3억 2천만 원 차이는 어떤 자료로 설명되는가.
▲ 다른 매입 토지에도 같은 수준의 검증이 적용됐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추상적인 원칙이나 관행이 아니라 해당 사업의 실제 기록에 근거해야 한다.
보령시는 가격 차이만을 문제 삼는 것은 부당하다는 식으로 논점을 좁혀서도 안 된다. 핵심은 가격 차이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그 차이를 검토하고 설명할 수 있는 행정적 검증 체계가 작동했는지 여부다.
가격 차이를 설명할 책임은 사라지지 않는다. 검증했다면 근거를 제시하고, 검증하지 않았다면 그 필요성과 후속 조치를 밝혀야 한다.
이번 지적을 개별 사례에 대한 해명으로 마무리할 것인지, 아니면 토지 취득·보상 행정 전반의 검증 체계를 점검하는 계기로 삼을 것인지 보령시의 대응이 주목된다.


